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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간투자사업/(1) 도로, 철도

수도권 민자도로, 저금리로 갈아탄다

서울~용인ㆍ서울~춘천ㆍ서수원~평택, 자금 재조달 나서… MRGㆍ통행료 인하 기대

 정부와 건설사가 서울~용인고속도로 등 수도권 알짜 민자도로 3곳의 자금 재조달에 들어갔다. 대출금리 부담을 낮춰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용인고속도로 △서울~춘천고속도로 △서수원~오산~평택고속도로의 각 사업 시행사는 지난해 말 국토해양부에 ‘자금재조달’ 계획서를 제출했다. 맥쿼리, 국민은행, 신한은행이 각 도로별 자금재조달 주간사를 맡았다.

 국토부는 6개월 내 한국개발연구원(KDI) 산하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의 검토를 거쳐 이익 배분 원칙을 세운 뒤 계획서 승인을 내게 된다. 이후 금융주간사는 변경된 실시협약에 따라 출자자를 변경하고 새 대주단 모집에 나선다.

 이번에 3건의 자금 재조달이 동시 이뤄지는 것은 사업 참여자인 국토부와 건설출자자간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저금리로 갈아타는 데 따른 이익으로 국토부는 운영수익보장(MRG)을 하향 조정하고 통행료를 낮출 것으로 기대했다.

 3개 도로는 모두 MRG가 있는 수익형 민자사업(BTO)이다. MRG를 낮추면 정부의 잠재적 우발채무와 국고 부담이 줄어든다. 통행료 부담을 완화하면 도로 이용자들의 민원을 누구러뜨릴 수 있다.

 자금 재조달에 따른 이익으로 국토부는 지난 2011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통행료를 5900원에서 4800원으로 인하했고, 경기도북부청은 제3경인고속화도로의 올해 통행료를 동결했다.

 건설 출자자는 주식으로 묶인 자기자본을 현금화함으로써 현금유동성을 개선하고 신규 투자재원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에 건설 출자자 지분은 인프라에 투자하는 장기 펀드들이 사들일 계획이다. 서울~용인고속도로 지분은 맥쿼리가, 서수원~오산~평택고속도로 지분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다비하나인프라자산운용 등의 펀드가 각각 인수할 계획이다.

 펀드출자자들은 기대 수익률을 6~7%정도로 잡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저금리에 대체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6%대 장기 안정적 물건이 나오면 투자하겠다는 기관투자자가 있다”고 말했다.

 자금 재조달 대상인 3개 도로는 추정치 대비 실제 통행량이 80~90%에 이르는 등 그간의 실적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PIMAC 검토와 협상 과정에서 정부와 신규 출자자간 이익 극대화를 위한 수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적절한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자금재조달은 자칫 장기화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실시협약에 따르면 자금재조달에 따른 출자자 이익 발생분에 대해 정부와 사업자가 5대5로로 공유하는 게 원칙”이라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정부가 60% 정도로 이익을 더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이익 공유가 많아지면 수익성이 떨어져 투자자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원정호기자 won@

건설경제 201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