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 민간투자사업/(1) 도로, 철도

경전철 민자사업 차량에 휘둘리나

 

차량업체에 따라 우선협상자 희비 엇갈릴 가능성

 경전철 민간투자사업의 주인이 차량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간투자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여건 속에서 민자사업의 성패와 직결되는 수요와 가격이 아닌 차량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북선 경전철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평가 작업이 임박한 가운데 차량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제3자공고하면서 차량의 국산화 계획을 평가항목에 포함했다.

 사실상 국내 차량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경우 우대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경전철 민자사업에 참여할 만한 역량을 갖춘 국내 차량업체가 2곳 정도에 불과한 만큼 제대로 된 경쟁을 펼치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차량업체가 극히 제한적인 가운데 국내 차량업체와 손을 잡은 컨소시엄이 유리한 방향으로 분위기가 조성되면 경전철 민자시장에서 자칫 차량업체가 우월적 지위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민자사업의 경쟁을 확대한다던 서울시가 차량 국산화 계획을 우대한다는 것은 오히려 경쟁을 가로막는 일”이라며 “차량은 전체 평가항목 중 종속변수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업뿐만 아니라 향후 경전철 민자사업의 공정한 경쟁 유도와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차량의 국산화 계획보다는 수요와 가격, 사업관리·운영계획 등을 중요시하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전철은 대중교통수단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성이 보장돼야 하고 대부분 민자유치 방식으로 추진되는 만큼 자금조달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수요와 가격이 평가의 열쇠로 작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량기술의 국산화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지금처럼 민간투자에 대한 인식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한 수요와 가격부문이 더욱 중요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그렇지 않고 우선협상자 선정에 있어 차량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면 경전철 민자사업은 소수 차량업체에 휘둘릴 우려가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전철 민자사업의 성공은 금융권의 투자유치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차질없는 자금조달을 위한 수요와 가격을 차량의 국산화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출처 : 건설경제 2010-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