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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간투자사업/(6) 업계환경

2012년 민자시장 ‘갈수록 태산’

 

씨마른 신규 사업…금융약정 체결도 상반기가 고비

 올해 민간투자시장은 한마디로 ‘갈수록 태산’이다.

 민자시장의 파이는 작년보다 더욱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민자사업 활성화를 위해 뜯어고친 제도는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나마 지난해 말까지 이어진 금융약정 체결도 올 상반기가 고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암울한 상황이다.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BTO

 도로와 철도 등 대형 사회기반시설(SOC)에 주로 적용된 수익형 민자사업(BTO)은 한 줄기 희망마저 사라진지 오래다.

 특히 신규 사업이 씨가 마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도 BTO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인을 찾은 민자도로는 서울제물포터널과 포천∼화도고속도로 등 2건, 철도는 서울 면목선 경전철 단 1건에 불과하다.

 일부 환경시설이 주인을 찾기는 했지만 규모가 작아 물량공급원 역할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포천∼화도와 동시에 추진했던 송산∼봉담과 이천∼오산 등이 제3자공고를 기다리고 있기는 하지만 ‘부의 재정지원’ 등 조건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제3자공고 여부를 가늠할 수 없는 실정이다.

 철도 역시 경전철에 한해 일부 노선의 제3자공고가 추진 중이지만 지자체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제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신규 사업이 자취를 감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사업의 경우 협상 테이블에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민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재정지원 최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재정지원을 줄이기 위해 민간사업자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사업해지로 번진 용인경전철 사태가 올해는 다른 사업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작년 하반기 잇따랐던 금융약정 체결도 올 상반기 이후에는 다시 얼어붙을 위험이 높다.

 금융약정 체결 대상사업이 크게 줄어드는 데다 금융약정 체결을 위한 금융권의 요구수준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금융약정 분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로 회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BTL은 사상 최악의 물량난 예고

 임대형 민자사업(BTL)은 올해 사상 최악의 물량 가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005년 6조원 규모로 출발한 BTL은 지난 2007년 9조3000억원까지 성장한 이후 올해 9400억원으로 추락할 전망이다.

 BTL 시장 1조원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단위사업 규모가 1조원을 웃돌았던 철도와 BTL의 시장의 큰손이었던 군시설은 아예 시장에서 사라졌고 초중등학교, 하수관거 물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는 국립대 기숙사(2518억원)와 하수관거(1285억원), 공공보건의료시설(906억원) 등이 전부다.

 BTL 방식으로 공급해 왔던 시설들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준공 이후 하나둘씩 운영에 들어가면서 정부지급금 부담이 늘어나 물량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BTL도 BTO와 마찬가지로 건설이자 등을 둘러싸고 주무관청과 민간사업자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더이상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지닌 방식이라고 할 수 없게 됐다.

 종전에는 ‘국고채 금리+가산율’이라는 수익률이 보장됐지만 올해는 수익성 자체를 고민해야 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박경남기자 knp@

출처 : 건설경제 20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