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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간투자사업/(6) 업계환경

증권사, BTL사업 '손 놨다'

 

2006년 증권사, BTL사업 의욕적 진출
금융위기 이후, 현재 증권사 대부분 '포기'

현재 BTL사업에서 대부분 증권사들이 손을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BTL사업투자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예상까지 내놓고 있다.

증권사들은 10~20년 이상 장기프로젝트 대비 낮은 수익성, 은행보다 낮은 금리여력, 고객들의 수요감소, 자금 조달력, 금리 변동성이 부담됐다는 설명이다.

BTL사업(Build-Transfer-Lease)이란 임대형 민자사업으로 운영권은 정부가 소유하고 민간이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시공한 민간 사업자에게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지난 2006년 정부가 BTL사업을 활성화방안을 내놓자 당시 금융권은 정부의 '러브콜'에 응했다.

정부는 지난 2006년 한해동안 총 8조3000억원 규모의 신규사업을 시작해 최대 5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2005년 처음 시행된 BTL사업에 대한 활성화 대책 일환이었다.

때문에 일찌감치 사업진출에 나선 은행, 보험사들 뿐아니라 증권사 역시 속속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BTL사업 진출한 증권사 중 1500~2000억 규모의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밝힌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대표적인 예다.

미래에셋증권은 초등학교 건설 BTL사업 7건에 2000억원 규모의 사업 추진 중이었고 대우증권 역시 1500억원 규모의 대학교 기숙사 BTL 사업 3건에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등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금융권은 물론 특히 증권사의 BTL사업 이탈 움직임이 커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금용시장 자금 유동성 악화와 정부 임대료가 예상보다 낮은 수익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이후 현재 대부분 증권사들은 BTL사업에 손을 놓은 형국이다.

모 증권사 담당 사업부의 경우 BTL사업에 대한 이론만 알고 있을 뿐 사업진출을 시도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단기투자로 인해 수익을 거둬야하는 증권사 수익 구조상 BTL사업이 장기 프로젝트기 때문에 수익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 주요이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증권사가 BTL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단기 투자로 수익을 내야하는 증권사가 장기간 돈을 묵힐 수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의 BTL사업을 위한 자산유동화 증권에 대한 수요도 없다"며 "장기간 금리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도 있고, 무엇보다 현재 BTL사업의 주력 사업자인 은행과 금리면에서 상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과거 BTL사업에 진출한 모 증권사의 경우 역시 제1금융 신용에 맞추기 어려운 사업자를 대신맡은 경우였다"며 "현재는 BTL사업을 추진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BTL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조달력이 부족하다는 상황은 타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여력이 큰 대형 증권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BTL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자금이 충분치 않다"며 "증권사들이 진출했던 지난 2006년과 상황이 다르다. 당시는 신사업 매력이 부각됐지만 시간이 지나며 증권사 수익구조와 다르단 것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은행권 역시 증권사가 BTL사업 추진이 힘들다는 시각은 일치했다.

최근 BTL사업진출에 활발한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BTL사업은 시작 당시부터 증권사가 추진키 어려운 사업"이라며 "BTL사업 구조상 자금력이 부족한 증권사가 근본적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BTL시장은 3조원 규모로 과거에 비해 많이 축소될 것"이라며 "은행, 보험사들 역시 점차 BTL사업 규모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등을 고려할 때 증권사가 추진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BTL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업계에서 이례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2006년부터 꾸준히 사업을 추진해왔다. 금융위기 당시 일시적으로 사업을 축소했지만 다시 사업 본격화를 추진 중"이라며 "현재 다른 증권사들이 BTL사업 투자를 하지 않는 상황과 이유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 1조원 규모로 BTL사업 등 민간투자사업 추진계획을 밝혔으며 내년까지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 2010-11-29